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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는 1분기에 장사 안 된다?” SK하이닉스의 ‘반전’ 이유는 [비즈360]
SK하이닉스, 1분기 기준 역대급 매출…12조1557억원
메모리 반도체 선방과 솔리다임 인수 효과
“분기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의미 있는 실적”
25일 시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착공계 제출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12조원을 넘어서는 역대급 매출을 올린 데에는 메모리 반도체 판매 선방과 지난해 말 자회사로 편입된 솔리다임 매출이 더해진 효과로 분석된다. 계획 수립 3년 만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도 다음달 앞두고 있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신성장 동력 확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고부가가치 메모리 덕에 선방=27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2조1557억원, 영업이익 2조8596억원, 순이익 1조98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역대급 실적을 올린 1분기로 기록된 2018년의 매출 8조7197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보합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의 경우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올해 2~3월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고,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8개월 연속 보합세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서버와 그래픽, 모바일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제품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 요인이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6%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홀로 점유율을 2.5%포인트 늘리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앞세워 경쟁사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4D 낸드 제품의 수율을 높이며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효과도 1분기 호실적 이유 중 하나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의 비트 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는 23%로, 5%를 기록한 D램을 크게 앞섰다.

SK하이닉스 GDDR6-AiM 관련 이미지[SK하이닉스 제공]

다만 과거 판매된 일부 D램 제품에서 품질 저하 현상이 발생해 SK하이닉스는 이에 따른 비용을 회계상 인식하기로 했다. 회사는 원인 분석을 마쳤고 고객 협의를 거쳐 제품 교환 등 보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3800억원 규모의 일회성 판매보증충당부채로 1분기에 회계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 측은 “2020년중 발생한 D램 공정상 일부 변화로 인한 문제가 생겼다”며 “2019년 하락국면에서 2020년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회복되는 과정에서 일부 공정상에 변경이 있었고 그 변경에서 생산된 제품 중 특정한 기간에 양산된 제품과 관련된 문제 보고가 1년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D램 품질 저하 문제 발생에 대해 고객와 투자자들에게 죄송하다”며 “1분기에 충분히 비용을 반영해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올해 2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면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3663억원, 3조7726억원이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60조원, 2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 증가에 따른 생산 관리가 향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SK하이닉스 측은 “장비 리드타임 문제는 실질적인 이슈”라며 “ 최신 제품 등의 연간 생산을 축소시킬 수 있어, 생산성을 높이는 시도를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SK하이닉스 제공]

▶120조원 투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다음달 착공=각종 규제와 토지 매입 등으로 난항을 겪어온 120조원 규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계획 수립 3년 만인 다음달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경기도 용인시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용인일반산업단지㈜는 25일 시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착공계를 제출했다. 다음 달 부지 정리 등 기초공사를 시작하고 본격적인 토목공사는 내년 초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클러스터는 산업통상자원부와 SK하이닉스가 지난 2019년 2월부터 계획한 사업이다. 용인시 원삼면 일원 약 415만㎡ 땅에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공장 4곳을 세우는 내용이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국내외 협력 업체와 시너지 창출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위기다.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용인시에 제출한 착공계에 따르면 시행사는 이미 확보한 부지에 경계 펜스 설치, 대지 정리 등 기초적인 공사를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첫 번째 팹을 2025년 착공, 2027년 완공해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M16 전경[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협력 업체와의 협력 수준을 높이고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SK하이닉스와 50여 개의 소재, 부품, 장비 기업이 입주하고 이를 통해 3만1000개에 가까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5000명의 인구 유입, 513조 원의 생산 효과, 188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도 예상된다.

다만 토지수용, 지장물 보상, 문화재 시굴 등이 최종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착공이 안 될 수 있다”며 “내년 초에나 클러스터 착공에 들어가 2025년 팹(공장) 착공에 나서게 되면 2027년에야 비로소 실제로 팹이 가동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토지보상이 마무리돼가고 있다”며 “팹이 지어지는 시점 이전에 추가적으로 다른 팹이 필요한지에 대해 검토 중이며, 논의 후 확정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솔리다임 관련한 대형 팹 CAPEX(설비투자)가 늘어나는 등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CAPEX가 증가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비트 그로스(비트당 출하량 증가율)와 직접 연계되는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분석과 사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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