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종 따라서 6~22%까지 시세 올라 눈길
중고매물 신규 등록대수도 전년 대비 증가
상용차 관련 자료사진.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서울 동대문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최모(34) 씨는 최근 작은 포터를 한 대 구입했다. 최근 불경기로 운영하던 술집이 어려워지자, 손님이 없는 낮에 ‘용달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다. 최 씨는 “최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활성화로 용달 수요가 그만큼 늘고 있어서 월세라도 벌겠다는 생각으로 차량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어진 물가 상승과 고금리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는 경기침체가 이어지자, 중고차 시장에서 생계형 소형 상용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형 상용차는 경기 상황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른바 ‘생계형차량’이다. 불황이 깊을수록 판매가 증가하는 차종으로 분류된다. 이런 상용차 수요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엔카닷컴이 플랫폼 내 등록매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식 현대 포터Ⅱ 슈퍼캡 CRDI(초장축)의 시세는 2022년 1분기 1265만원에서 4분기 1459만원으로 194만원(15%) 올랐다. 2020년식의 경우에는 308만원(22%) 오른 1696만원이었다. 2019년식 기아 봉고Ⅲ 킹캡 CRDI(초장축)도 22년 1분기 1159만원에서 4분기 1234만원으로 시세가 약 75만원(6%) 상승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금리 인상으로 불경기가 시작되면서 포터와 봉고 등 상용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중고 가격 시세도 덩달아 인상된 것이다.
엔카닷컴은 “지난해 2분기에서 3분기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시세 상승폭이 커지기 시작한 모습”이라면서 “특히 2019년식 모델은 13%, 2020년식 모델은 20%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엔카닷컴에 등록되는 매물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현대 포터Ⅱ와 기아 봉고Ⅲ 및 더 뉴 봉고Ⅲ의 중고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보다 16%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터Ⅱ(14% 증가)와 봉고Ⅲ(6% 증가)의 수요도 큰 폭으로 늘었다. 더 뉴 봉고Ⅲ의 등록 매물도 전년 대비 135%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형 상용차 수요 증가는 경기 불황 여파와 더불어 비대면 물류 운송 시장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고차의 경우 신차 대기 없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해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기 때문에 당분간 중고 소형 상용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국면이 이어지면서, 어려운 경제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정부는 통상 새해가 시작 전 내놓은 경제성장률을 긍정적으로 제시한다. 경제성장률을 2% 미만으로 제시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던 1998년 당시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듬해인 2009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1.5% 안팎,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대유행 선언 첫 해인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0.1%의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지만, 이는 모두 그 해 경제상황을 절반 이상 지켜본 뒤인 연중 하반기에 나온 전망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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