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아이유, 박보검이 호흡을 맞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사진, 넷플릭스]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거액을 출연료로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를 싹쓸이 하고 있다” (OTT업계 관계자)
“실제로는 언론이나 기사들에서 보는 수치보다 훨씬 많은 금액(출연료)을 지급한다” (제작사 관계자)
거액의 출연료를 앞세운 넷플릭스가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를 싹쓸이 하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발 출연료 폭등에 티빙·웨이브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들은 ‘죽을 맛’이다.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유명 배우들의 출연료가 폭등하자, 오리지널 콘텐츠를 줄이고 있다.
업계에선 넷플릭스 때문에 주연 배우의 출연료가 “말도 안되게 올랐다”며 국내 드라마 시장을 모두 넷플릭스에 빼앗길 판이라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OTT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작품의 주연 배우 출연료가 국내 업체들에 비해 2~3배 이상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로 넘어가면서 출연료가 배로 뛴다”며 “어떤 작품은 주연 배우가 회당 2억원인 줄알았더니, 5억원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업계 관계자는 “주연 배우들은 이제 출연료 회당 10억원 소리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자구책을 찾아야 할 때가 왔다”고 실태를 전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드라마 ‘은중과 상연’ [사진, 넷플릭스] |
‘경성크리처’ 시즌1 파트2를 시작으로 ‘선산’, ‘황야’, 9일 공개를 앞둔 ‘살인자ㅇ난감’ 등 올해 넷플릭스가 내놓는 국내 드라마 및 영화만 약 26편에 달한다. 김고은 주연의 ‘은중과 상연’, 아이유, 박보검이 호흡을 맞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반면 티빙, 웨이브 등 국내 대표 OTT들은 넷플릭스에 주요 콘텐츠를 다 뺏기고 있다. 특히 웨이브는 올해 선보이는 드라마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티빙의 경우 2022년 13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했으나 작년에 공개된 드라마는 6편에 불과했다. 웨이브는 2022년에는 4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했으나 작년엔 ‘박하경 여행기’와 ‘거래’ 2편 뿐이었다. 올해는 국내 OTT가 선보이는 드라마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9일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출연 배우들 [사진, 넷플릭스] |
넷플릭스는 구독자가 많아 주연 배우들에게 국내 OTT보다 높은 출연료를 주는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많은 출연료를 줘도 전세계 가입자 수가 많아 국내 OTT 대비 흥행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국내 OTT 업체 관계자는 “가입자가 적은 국내 OTT의 경우 넷플릭스에 비해 훨씬 큰 제작 원가를 떠안고 있어 천정부지로 오르는 주연 배우들의 몸값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결국 제작 편수를 줄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티빙과 웨이브는 넷플릭스에 대항 제작 비용을 줄이고, 효율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중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면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국내 2위 OTT가 된다. 이용자수가 9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티빙과 웨이브 모두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발 ‘쩐의 전쟁’을 감당할수 있을지 미지수다. 요즘 주목을 끄는 드라마들은 출연료 폭등으로 제작비가 평균 400억원 이상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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