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인기 예능 ‘더 시즌즈’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올해 오리지널 드라마가 없어?”

한때 넷플릭스의 대항마 꼽혔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의 올해 예정된 오리지널 드라마가 전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티빙과의 합병 추진으로 당초 발표했던 1조원 투자 계획도 사실상 백지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OTT가 오리지널 드라마 ‘O건’은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일이다.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 폭등으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면서 드라마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유명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는 요즘 2억원은 기본이다. 넷플릭스 작품의 경우 많게는 4억~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웨이브는 작년에도 ‘박하경 여행기’와 ‘거래’ 등 오리지널 드라마 단 2편만 선보였다.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만 주로 선보였다.

웨이브 올해 콘텐츠 라인업

웨이브의 올해 신규 콘텐츠 대부분이 제작비가 적게 들어가는 예능에 집중돼 있다. 콘텐츠 부족으로 부동의 토종 1위자리도 티빙과 쿠팡플레이에 빼앗겼다.

웨이브는 지난해 월 평균 이용자수가 주요 OTT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다. 500만명 수준이였던 월 이용자수가 400만명 수준으로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1년 558억원, 2022년 12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티빙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어, 대주주인 SK텔레콤은 웨이브에 대한 투자를 아예 멈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 보니 이용료 할인책으로 이용자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까지 연간 이용권 40% 할인 행사만 7번을 진행했다.

지난해 선보인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피의게임2 [사진, 웨이브]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KBS·SBS·MBC)가 손잡고 설립한 OTT 플랫폼이다. 지상파 3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장소·시간 제약 없이 볼 수 있다는 매력을 무기로 출시 후 꾸준히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시장 2위, 토종 OTT 중에선 선두를 오랜 시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뚜렷한 ‘킬러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며 이용자들의 이탈이 가속화 됐다. 지상파의 콘텐츠들이 OTT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도 주 요인이다.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 폭등으로 제작비만 크게 늘어나 한해 적자만 1200억원이 넘게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역시 큰 폭의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의 합병에서 유리한 딜을 하기 위해서는 웨이브로서도 유료 구독자수가 중요할수 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드라마에 대한 투자는 힘든 상황이다. 구독료를 내고 있는 기존 이용자들의 불만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