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비례순위 투표대로 따를 것”…여의도 입성↑
조국혁신당 10석 확보하면 범민주진보진영 재편
국민의힘 상승세 멈춰…정국 주도권 시험대 올라
與 연일 견제구…조국, 13~14일 호남 유세 나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3일 전북 전주 경기전을 시작으로 한옥마을을 돌며 시민과 만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조국혁신당이 창당 열흘 만에 비례정당 지지율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이번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재명 대 한동훈’의 구도가 변하고 있다. 비례대표 후보인 조국 대표가 여의도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진보개혁정당’을 표방한 조국혁신당이 총선 이후의 정치 지형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은 16일 대국민오디션을 거쳐 17~18일 당원과 국민참여선거인단의 직접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 순위를 결정한다. 공직선거법상 여성 후보자가 1번을 받기 때문에 조 대표는 2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조 대표가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앞 순위를 받더라도 자발적으로 후순위를 선택할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조 대표는 투표 결과에 따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14일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투표에 순위가 결정되면 그에 따를 생각”이라며 “애초에 제가 개입할 수 없고 순서를 조정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사당화인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의 등장과 조국혁신당의 선전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총선 판도를 흔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내홍으로 희미했던 ‘정권심판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대결 구도는 조 대표가 전면에 등판하면서 조 대표와 한 위원장,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 간 대결 구도로 변화하는 조짐이다.
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봉합 수순에 접어든데다 조국혁신당의 컨벤션 효과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월 말 40%에서 이달 초 37%로 하락했다.(한국갤럽 8일 발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4.4%. 표본은 무선전화 가상번호 중 무작위 추출. 전화 조사원 방식으로 진행.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한 한 위원장의 정국 주도권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국혁신당의 창당 자체가 ‘검찰독재정권 조기종식’이고, 조 대표의 첫 공약이 ‘한동훈 특검법’으로 연일 정부·여당 견제론에 힘을 싣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지율이 현재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창당 시 목표했던 10석은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 대표의 여의도 등판과 조국혁신당의 ‘원내 3당’ 진입은 거대 양당 정치의 현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파급력을 가진다. ‘정권심판론’에 앞장선 조 대표가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 체급이 훌쩍 뛰어 이 대표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총선 결과 거대 양당이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조국혁신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민주당과 ‘느슨한 연대’를 하면서도 진보적 색채로 ‘노회찬의 정의당’을 표방하는 조국혁신당의 원내 진입으로 범민주진보진영의 재편이 이뤄지는 것이다.
원내교섭단체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조국혁신당이 총선에서 10석을 확보한다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10석이 필요하다. 정당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새로운미래나 개혁신당과 함께하기 어렵고, 기타 소수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와 함께 해야 한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전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의 소수 정당들이 무소속 후보와 같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의 약진이 있으면 더 좋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의 부상에 여권은 연일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대미문의 사법 리스크를 겪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함께 손잡고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방탄하겠다고 왔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하급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고도 비례대표에 출마해 당선된 경우 형 확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 의석 승계가 이뤄지지 않게 하는 이른바 ‘조국·황운하 방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고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창당을 선언한 후부터 지적된 사법 리스크에 대해 조 대표는 “사법리스크라는 말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데, 저는 대법원 판결에 따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대표는 “지구가 내일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자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고 그 뒤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주 의원의 법안에 대해서는 “통과될 수도 없고 설사 통과돼도 위헌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대표는 정당에 대한 투표이기 때문에 의석 승계가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비례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첫 지역방문으로 호남을 선택했다.13일에는 전주한옥마을을 방문해 시민들과 만났고, 14일에는 전남 순천, 광주를 찾았다. 이후 전국을 돌며 전방위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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