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제인 기자/eyre@]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코미디언인 제가 이렇게 무거운 자리에 서게 될지 몰랐습니다” (개그우먼 송은이)
“범죄 광고도 돈만 쓰면 실어주는 것이 인터넷 강국의 현실”(김미경 강사)
유명 연예인들이 일제히 모였다. 유명세라기엔 너무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SNS에서 연예인 및 유명인을 사칭한 뒤 주식 리딩방으로 끌어들이는 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명인을 사칭한 계정. [송은이 인스타그램 캡쳐] |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이하 유사모)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명인을 사칭한 온라인 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유명인 사칭 범죄로 아르바이트로 번 전 재산, 암 보험금, 노후자금을 잃은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칭 피해자인 유명인은 평판이 하락하고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에 이들은 정부와 SNS 플랫폼에 문제 해결을 요청하고자 모였다.
이날 회견에는 유명 강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미경 씨를 비롯해 코미디언 송은이와 황현희,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전 대표,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전 대표 등이 참석했다.
회견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코미디언 유재석, 배우 장동건, 김동환 삼프로TV 대표 등 총 137명이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김미경 강사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미경 강사, 개그우먼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상준 변호사. [권제인 기자/eyre@] |
성명서를 대표 낭독한 김미경 강사는 “지난해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시작된 유명인 사칭범죄가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 연예인, 교수. 유튜브 등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공공연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료 광고를 통해 공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사칭 광고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사전 필터링’ 등 해결책을 요구했다.
김 강사는 “최첨단 테크 기술을 가진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들은 이와 같은 범죄 광고를 사전에 필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며 “지금 시스템에서는 누구나 돈을 쓰면 광고를 할 수 있고, 사후 대응도 소극적이고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플랫폼을 신고해 계정 1개를 지우면 다음 날 10개의 사칭 계정이 새로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 개그맨 황현희(오른쪽), 개그우먼 송은이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 |
코미디언 송은이는 “SNS에 내가 올린 사진에 이상한 책이 들려있었고, 그게 시작이었다”며 “딥페이크 기술을 신기하게만 바라볼 게 아니라 나쁜 범죄에 이용될 때 다가올 세상이 끔찍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9∼12월에만 유명인 사칭 사기를 포함한 투자 리딩방의 불법 행위 피해 건수는 1천 건 이상, 피해액은 1200억원대에 이른다.
이날 회견에 동석한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는 실제 피해자들의 피해액 합계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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