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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뛸 줄 안다”는 집토끼 민심…한동훈, 박근혜 만나 잠재울까[이런정치]
총선 ‘정부 지원론’, 1주 새 TK에서 18%p·PK에서 11%p 급감
중도층 이어 텃밭 민심까지 놓칠라…“한동훈의 ‘딜레마’ 수준”
계속 ‘엇박자’ 내는 당정…비례 배제된 ‘尹 20년 지기’ 용산행
수도권에서는 대통령실 변화 촉구…“지금은 한동훈 밀어줘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정용선 후보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정부여당에 대한 영남(TK·PK) 지역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장예찬 후보를 두고 물밑에서 ‘보수 홀대론’이 제기된 데 이어, 황상무·이종섭 사태를 둘러싸고 당정이 재충돌하면서 텃밭 민심이 어수선해졌다는 평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23일 여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다음 주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지난해 12월 취임 후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달 2일 생일을 맞은 박 전 대통령에게 축하 난을 전하며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원로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전했다.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마다 당대 표가 전직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로 여겨졌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그동안 관례를 따르기 보다 중도층 민심 사로잡기에 집중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한 위원장은 취임 때부터 여의도 문법을 탈피하고 기존 정치인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강조했다. 더군다나 당시 중도층 민심이 우호적이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을 예방하고 텃밭으로 향하면 부정적 이미지만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던 것 같다”며 “하지만 대통령실과 갈등이 표면화되고 대구 지역에서도 여론이 마냥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봤다.

실제 영남 지역의 정부여당 지지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2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1주 사이 TK지역에서 11%p, PK지역에서는 14%p 급감했다. 이번 총선에서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도 TK지역에서 18%p나 줄었고, PK 지역에서도 11%p 줄었다.

여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위원장은 앞서 한 위원장은 도태우·장예찬 후보의 공천 취소, 황상무·이종섭 사태에 대한 결단 촉구 등으로 중도층을 공략했지만, 비례대표 순번을 놓고 ‘한동훈 대 친윤계’ 구도가 이어지면서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와중에 대통령실이 비례대표 공천에서 밀려난 ‘윤석열 20년지기’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을 민생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하면서 국민의힘에게 불리한 구도가 유지됐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2번의 윤·한 갈등이 영남 여론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자칫 중도·보수 민심 둘 다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TK지역 국민의힘 의원은 “TK지역에서는 한 위원장이 어떤 말을 하는지 보다, 보수 정권의 안정적 운영을 중시한다”며 “김건희 특검법 당시에도 지역 주민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받았다’는 말보다 ‘어떻게 영부인을 건드릴 수 있냐’는 괘씸하다는 입장이 많았다. 대통령실과 엇박자가 나는 것을 TK에서는 ‘홀대론’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PK지역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는 타이밍인데 한 위원장의 타이밍이 솔직히 좋지 않았다. ‘딜레마’ 수준”이라며 “부산의 경우에는 하다 못해 진보당 후보에 (국민의힘 후보가) 뒤지는 곳도 있지 않느냐. 지금을 최저점으로 보고 텃밭 민심부터 들여다 봐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의 입장 변화가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지역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소속 후보는 “한 위원장이 매일같이 지역을 다니면서 지지를 호소해도 대통령실에서 주 전 위원장을 민생특보로 임명하면 도루묵 아니냐”며 “총선이 끝날 때까지만 기다렸다가 임명하면 되는데 굳이 이 시점에 해야 했는지 아쉽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지면 윤 대통령은 레임덕”이라고 비판했다. 경기 지역 후보는 “대통령실에서 민생 토론회를 이어가도 실제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안정 등 효과는 없으니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도 나오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을 견제할 때가 아니라 밀어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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