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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탄소·고부가만이 살길” 아시아 석화 CEO, 중국 리스크 극복 총출동 [비즈360]
서울서 APIC 2024 개최
중국 촉발 공급 과잉 과제
탄소 중립 과제 놓여 있어
기업 및 국가 간 협업 강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42회 아시아석유화학회의(APIC)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지금 석유화학 업계가 어렵지만 장기간으로 보면 성장 기회는 반드시 있다.”(신학철 LG화학 부회장)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세계 3대 석유화학 회의 중 하나인 제42회 아시아석유화학회의(APIC)에 국내외 주요 석유화학 기업 인사 900여명이 한자리 모였다. 한국에서 이 회의가 열린 것은 2015년 후 9년 만이다. 국내 참석 주요 인사로는 한국석유화학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 사장, 남이현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이사 사장,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 김종현 DL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이유진 여천NCC 대표이사 사장 등이다.

이번 회의 최대 화두는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에 닥친 중국발 공급과잉 리스크 해결이다. 특히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았던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계속된 불황에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있는 것은 물론 설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실적 부진이 길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석유화학 기업들은 탄소 중립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도 놓여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지구 기후 변화 해결은 재생 에너지원과 저탄소 배출 기술이 부족한 아시아 석유화학 산업에 심각한 도전 과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기존 범용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저탄소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위기에 대해 (한국, 일본 등 APIC 7개국의) 협력 대응 체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글로벌 공급 과잉, 탄소 중립 목표 등 아시아 석유화학 산업이 직면한 주요 리스크 요인들에 대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타 케이치 일본석유화학산업협회장은 “석유화학 업계는 공급 과잉의 장기화, 수익성 저하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극도로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비나시 고얄 맥킨지앤드컴퍼니 뭄바이 오피스 시니어파트너는 기조연설에서 “지난 6개월 전역에 걸쳐 석유화학 산업의 매출과 성장이 침체됐다”며 “올해 2월에 특히 수요가 약화됐고, 한국의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공장 가동률 또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아비나시 고얄 맥킨지앤드컴퍼니 뭄바이 오피스 시니어파트너가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석유화학회의(APIC)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맥킨지 제공]

위기 속에서도 친환경 트렌드에 대응해 기술 혁신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석유화학 기업인들은 입을 모았다. 중국발 악재를 이유로 기술 개발과 투자를 게을리 한다면 더욱 큰 위기에 부딪힐 수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이와타 회장은 “석유화학 산업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산업이지만 이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그 역할은 바로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순환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얄 시니어파트너는 “한국 기업이 위기를 벗어나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선 생산성 향상과 함께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42회 아시아석유화학회의(APIC) 행사장 전경. 한영대 기자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은 “중국 공급 과잉 및 탄소 중립 등 대응책에 대한 각국의 사례를 공유했고, 향후 (문제 해결 과정에서) 협조를 구했다”고 말했다.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은 “국내 사업은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사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며 “자회사인 카리플렉스의 싱가포르 폴리이소프렌 라텍스 신규 공장은 거의 완공됐다”고 밝혔다. 스페셜티 제품인 폴리이소프렌 라텍스는 수술용 장갑에 쓰이는 소재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의 혁신 사례도 발표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기업인 사빅은 2010년대 중반 사우디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 포집 및 활용(CCU) 공장을 가동했다. 사빅의 CCU 공장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 과정에서 연간 50만t 규모의 탄소를 포집, 이를 산업 공정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태국 석유화학협회인 PTIC의 아피카이 차로엔숙 회장은 “석유화학 업계 간 협력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재활용 촉진 등의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개발 및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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