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상만 감독의 ‘전,란’. 4분기 중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상만 감독의 ‘전,란’. 4분기 중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대중성.
조직 인사를 둘러싼 내홍이 도화선이 되면서 끝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올해 야심차게 꺼내든 키워드다.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OTT 플랫폼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관객 투표로 선정하는 다큐멘터리 관객상도 신설됐고,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도 상영된다.
박광수 이사장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내홍으로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는 10월 2일 개막해 11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7개 극장 28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내달 2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페막작을 비롯한 공식 선정작과 주요 이벤트,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을 포함한 주요 행사내용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박광수 이사장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연합] |
올해 상영작 수는 총 224편이다. 지난해(209편)에 비해 8%가량 늘었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을 더하면 279편으로 늘어난다. 국고보조금이 지난해 절반으로 줄었지만 자체 재원 조달을 늘려 영화제다운 규모를 지키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개막작은 김상만 감독의 ‘전,란’이다. 집안 노비들이 난을 일으켜 일가 모두가 죽자 양반가 외아들(박정민 분)과 그의 몸종(강동원 분)이 마침내 맞붙어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는 내용의 사극 대작이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했고, 강동원·차승원·박정민 등이 출연한다. 4분기 중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역대 개막작 중 가장 대중적 작품”이라며 “넷플릭스 작품이기 때문에 개막작에서 제외할까 고민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넷플릭스 작품이라고 해서 제외하는 것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만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
에릭 쿠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
폐막작은 싱가포르인 최초로 칸·베를린·베니스영화제에 모두 초청돼 문화 훈장을 받은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 선정됐다. 인간 존재의 의미와 삶과 죽음에 대한 주제를 다룬 프랑스·싱가포르·일본 공동 제작 작품이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수상한다. 그는 ‘큐어’(1997), ‘회로’(2001), ‘밝은 미래’(2002), ‘스파이의 아내’(2020) 등 수많은 영화로 열혈 팬을 만들어낸 일본의 거장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그의 ‘뱀의 길’(2024), ‘클라우드’ 두 편의 신작이 상영된다. 각 작품은 차례대로 산세바스티안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는 포르투갈의 영화 거장 미겔 고메스 감독을 초청해 그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감독이 스스로 최고의 영화로 꼽는 첫 장편 ‘네게 마땅한 얼굴’(2004)도 포함한 그의 장편 전작 8편이다. 그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그랜드 투어’(2024)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 ‘뱀의 길’(2024) |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대표작 6편을 상영하는 특별전도 마련됐다. ‘고운사람, 이선균’이라는 주제로 ‘파주’(2009), ‘우리선희’(2013), ‘끝까지 간다’(2014), ‘기생충’(2019), ‘행복의 나라’(2024)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도 포함됐다. 이선균에게는 ‘올해의 한국영화공로상’이 수여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RM의 다큐멘터리도 오픈 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된다.
영화제 제작에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초로 마켓에 참가해 AI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부스를 개설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RM: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Right People, Wrong Pl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