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해진 수요층에도 매물 귀해…호가 올라
고도 제한 완화로 정비사업 온기 기대
가수 이효리·이상순 부부 [이효리 인스타그램] |
[헤럴드경제=박자연·정주원 기자] “평창동 단독주택 중에 저렴한 매물이 평당 2000만원 정도 합니다. 비교적 작은 40평대 소형 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려요. 사이트에 올리면 전화가 빗발치고 거래 경험 있는 고객들은 내려 달라고 항의도 하죠. 늘 수요가 꾸준하긴 했지만 이효리 효과가 있긴 있네요.” (서울 종로구 평창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달 28일 오후 찾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소재 공인중개사들은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330㎡ 단독 주택을 60억500만원에 매입했다는 소식에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평창동은 한남동과 함께 국내 양대 부촌으로 꼽히는 동네다. 최근 이효리를 비롯해 배우 최수종·하희라 부부, 유해진, 김혜수, 이동욱과 가수 윤종신, 서태지 그리고 개그맨 홍진경 등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이다. 이들은 대부분 ‘가나아트센터’를 중심으로 펼쳐진 ‘갤러리 거리’ 북쪽 470번지와 480번지 일대에 모여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평창문화로 골목길에 보이는 단독주택·빌라 모습. [정주원 기자] |
최근에는 연예인들 뿐 아니라 도심 속 ‘타운하우스’를 꿈꾸는 젊은 세대의 유입도 활발해지고 있다. 평창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력과 로망있는 젊은 사람들 문의가 늘었다”며 “대부분 330㎡ 이상 대형평수라 연예인·기업 회장들 중심으로 고급 단독 주택 수요는 여전하고, 작은 평수는 매물이 없는데 찾는 사람은 늘어 대기가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평창동이 예전에는 외지고 교통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내부순환도로가 뚫리고 버스 환승이 편리해지면서 강남이나 경기도로 넘어가기도 수월해졌다”며 “애완동물을 키우는 분들이나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예술인 가족 수요자도 늘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주민센터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모습. [정주원 기자] |
이처럼 수요층은 다양해졌으나 매물 자체가 귀해 호가는 오르는 추세라고 인근 공인중개업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규제 완화로 정비사업 사업성이 개선됐다는 점도 ‘호재’다. 당초 평창동은 토지 대부분이 ‘제1종전용주거지역’·‘대공방어협조구역’ 등으로 묶여있어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19가구 이하) 등만 개발이 가능했으나, 지난 6월 종로구 고도지구 높이관리기준 완화가 확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금강하이츠빌라 재건축은 15년간 기다린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가격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용 49㎡를 7억원에 팔겠다고 했다가 재건축 소식을 듣고 내놓지 않겠다고 번복한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989년도에 준공된 36년차 아파트 금강하이츠빌라 전용 49㎡는 지난 5월 4억5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다수의 매물이 5억원대 나와있다.
금강하이츠빌라 재건축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종로구청 등에 따르면 현재 정비계획안을 만들기 위해 시와 세부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단계이며, 이번달 정비계획안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청은 확정된 정비계획안을 바탕으로 주민공람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평창·부암·구기동 일대 고도지구가 20m에서 24m로 완화되고, 정비사업 추진 시 서울시 경관관리가이드라인에 따라 심의 후 최대 45m까지 건축 할 수 있게 되면서 개발 수익을 노린 투자 수요 유입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비사업에 대해 “금강하이츠의 경우 구청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주민들도 오래 기다린만큼 신통기획으로 5년 안에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투자 단계를 거치듯 금강하이츠 재건축으로 수익을 내고 단독주택으로 넘어가려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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