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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회담 2주만에...거부권 정국 무한반복
민주당, 3개 쟁점법안 주도 처리
與 건의에 尹 거부권 행사 수순
野도 재의결 염두...재발의 강조
민생·경제 법안 처리 지연 우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통과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다시 ‘거부권 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키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조만간 해당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야당은 다시 재의결을 추진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9월 초 여야 대표가 전격적으로 만나 회담하면서 민생 공약 추진에 공감대를 이루고 ‘협치’에 진전을 보인지 2주 남짓 지났는데 또다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는 모습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김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의결이 올라오면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탈표라고 하는 부분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민심의 큰 흐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민심의 큰 흐름이라고 하는 것이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하는 국민의 명령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그러면 민심의 최접점에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가 있겠는가라고 할 때 저는 합리적 판단을 한다고 본다”고 했다.

전날 본회의에선 김건희 특검법으로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민주당 주도로 가장 먼저 통과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개최에 항의하며 불참했다.

이 법안에는 최근 언론 보도로 촉발된 ‘공천 개입 의혹’까지 김 여사를 향해 제기된 관련 의혹이 전부 담겼다.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앞서 발의된 법안은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이 핵심이었는데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추가 제기될 때마다 특검법안의 수사 대상 범위가 점점 늘어났다. 민주당은 6일 개최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등 6가지 혐의에 대해 불기소 권고를 결정한 후 특검법 처리 속도를 높였다.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22대 국회 당론 1호로 추진해온 채상병 특검법도 통과시켰다. 이번에 통과된 채상병 특검법 역시 수사 대상 범위가 기존 특검법보다 넓다. 대법원장에게 1차적으로 4명의 후보 추천 권한을 부여하고 이들 중 2명을 야당이 추리도록 했지만, 대법원장 추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야당이 국회의장을 통해 대법원장에게 다시 추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가 지원 의무를 골자로 하는 지역사랑상품권도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은 민주당의 또다른 22대 국회 당론 1호인 민생회복지원금 법안(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패키지 법안으로 꼽힌다.

3가지 법안 모두 여당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인데다 특검법안의 경우 정면으로 김 여사 및 대통령실 등을 겨누고 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당연한 수순’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역시 이런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신속하게 재의결에 나서겠다고 벼르는 상황이다. 나아가 민주당은 이미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온 ‘방송4법’과 ‘노란봉투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에 대해 26일 본회의를 열어 재의결에 나서겠다고 계획을 세운 상태다.

민주당은 재의결을 거쳐 부결·폐기된 법안에 대해선 다시 발의해 추진하겠다는 점도 강조한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도 앞서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후 재의결 끝에 폐기된 후 새로 발의된 법안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회담을 통해 접점을 모색한지 며칠 만에 여야가 ‘강대강 대치’로 돌아선 터라 민생을 위한 협치가 구호에 그치고 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야당 주도 법안 처리→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반복되는 사이 시급한 민생·경제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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