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사 기지 포함 북부 공격
헤즈볼라 서열 2위 사망…확전 우려 커져
조 바이든 “확전 막기 위해 최선”
2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100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하면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습했다.[AF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상호 공습이 이어지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 대량 폭발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헤스볼라가 가자 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이스라엘도 레바논 남부 지역에 공습을 이어갔다. 헤즈볼라 2인자 셰이크 나임 카셈은 “두 국가가 새로운 국면, 즉 심판의 전면적 전투 단계에 들어섰다”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A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오전 이스라엘을 향해 100발 이상의 로켓, 드론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북부 경제·산업 도시 하이파 인근 건물이 파손되고 차량에 불이 붙었으며 76세 남성을 비롯해 로켓 파편에 다친 4명을 치료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가 공격한 지역은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지역을 포함한 이스라엘 군사기지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직접 로켓 공격에 나선 건 1년 만이다.
이라크 내 반이슬람 세력 IRI(이라크 이슬람 저항군)도 요르단과 이스라엘, 서안 지구 경계가 맞물리는 요르단 밸리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에는 드론 경보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이스라엘도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같은 날 전투기 여러 대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 지역을 공습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요격 미사일을 동원해 헤즈볼라와 IRI 공격에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이날 교전에 앞서 전날도 여러 차례 교전을 치렀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지역에 수백 건의 공습을 실시했고 헤즈볼라도 이에 로켓 공격으로 대응하며 전면전 우려가 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 북부 지역 주민의 귀환을 재차 언급하며 헤즈볼라를 향해 거듭 경고했다. 이날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상상하지 못했던 연쇄 타격을 입었다”며 “헤즈볼라가 아직 의미를 알아채지 못했다면, 장담하건대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귀환시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낼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22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로 이스라엘 키르야트 비알릭에 위치한 건물이 파손됐다. [AFP] |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1년 가까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에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레바논에서 발생한 삐삐·무전기 폭발 테러 이후 실제 전면전으로 확전할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해당 사건으로 헤즈볼라 서열 2위로 꼽히는 특수작전 부대 사령관 이브라힘 아킬이 사망하면서 전면전을 피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측의 전면전이 현실화할 경우 가자지구 전쟁이 중동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기에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확전을 막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더 크게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엔의 레바논 담당 특별조정관인 지니 헤니스-플라샤르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중동이 재앙 직전에 몰린 상황에서 양측을 더 안전하게 할 군사적 해법은 아예 없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극도의 우려를 표명했고, 영국 외무장관 데이비드 램미는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