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 주식 증여하고 처분 시 공제…세금 ‘0원’으로 줄어
부부 증여공제한도 10년간 6억원…증여 내역 없으면 이용 가능
부동산은 ‘이월과세’로 적용 못 해…주식도 올해 안에 처분해야
[게티이미지뱅크] |
#. 30대 후반 직장인 강민성(가명) 씨는 육아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내년 중 친정집 근처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가고자 하는 지역의 아파트 시세가 조금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을 처분한다고 하더라도 3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 강씨는 지난 7년 전 예금 대신 보유했던 미국주식을 처분해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제는 세금이었다. 강씨가 보유한 주식의 총 차액은 3억4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차익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을 모두 납부할 경우, 필요한 자금 3억원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때 한 직장 동료는 강씨에게 배우자 증여를 통해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조언을 건넸다. 희망을 갖게 된 강씨는 자세한 세금 상담을 위해 세무전문가 ‘절세미녀’를 찾았다.
A. 일반적으로 국내 상장주식을 통해 양도차익을 거둘 시 과세가 제외돼 내야 할 세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양도세가 상장법인 대주주를 대상으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대주주는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지분율이 유가증권시장 기준 1%, 코스닥 2%, 코넥스 4% 이상인 사람을 의미합니다. 대상자가 소수인 셈입니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 해외주식을 통해 양도차익을 실현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해외주식의 경우 취득했을 때의 가액과 팔았을 때의 가액의 차이에서 차익이 발생한 경우에 대해, 22%의 세율을 적용한 양도소득세가 결정됩니다.
A. 민성씨의 경우 7년 전 한 빅테크 회사의 주식을 주당 60달러에 1500주가량 매수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당시 원/달러 환율(1달러당 1115원)을 적용할 시 평가금액은 1억35만원 수준입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해당 주식이 주당 220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 또한 1달러당 1334원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평가금액이 4억4022만원에 달합니다. 총 3억3987만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입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에도 기본공제는 적용됩니다. 다만 이는 연 최대 250만원으로 큰 액수가 아닙니다. 사실상 대부분 양도차익에 22%의 세율이 적용되는 셈입니다. 이를 모두 적용해 계산할 시 민성씨가 부담해야 할 세액은 7422만원 수준입니다.
A.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금투세는 국내주식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 개선이 그 골자입니다. 국내주식 투자로 얻는 이익이 연 5000만원을 초과할 경우(채권·펀드·파생상품 등은 연 250만원 초과) 초과액의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매기는 제도입니다. 더 많은 투자자들에 대해 국내주식에도 해외주식과 비등한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는 셈입니다.
A. 부동산의 경우 장기 보유시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돼 양도소득세를 산정합니다. 하지만 주식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오래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세금을 공제해주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A. 지금처럼 양도차익이 큰 경우 부부 간 증여 후 양도를 통해 양도소득세를 줄이는 방안이 있습니다. 보유 중인 주식을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배우자의 주식 취득가액은 증여 받은 시점의 시가가 됩니다. 이에 따라 증여 받은 후 바로 팔게 되면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의 차이가 거의 없어져,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때 증여가액은 증여일을 기준으로 해 전·후 2개월, 즉 4개월 간의 종가 평균금액으로 산정됩니다. 증여 후 바로 양도하고 2개월 간 주가에 큰 변동이 없다면, 양도차액은 거의 없거나 적은 수준으로 발생할 것입니다.
A. 주식의 경우 부동산과 다르게 취득세가 없습니다. 따라서 주식을 증여받는 배우자는 취득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4개월 간 평균가액으로 평가한 증여가액이 6억원을 넘지 않는다면 증여세 부담을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부가 10년간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 있는 증여공제한도금액이 6억원이기 때문입니다.
제출하신 상담 내용을 토대로 하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4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증여하더라도 공제한도 6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또한 기존에 부부 간 증여를 한 내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증여 방안을 추천드립니다.
A. 부동산의 경우 거주자가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자산을 10년 이내 양도할 시 취득가액을 증여자의 취득 당시 가액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계산합니다. 이 규정을 ‘이월과세’라고 합니다. 증여를 통한 양도소득세 회피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A. 2025년부터 시행되는 개정세법안이 12월 말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면, 이월과세 적용대상 자산에 주식도 추가됩니다. 이때 주식의 경우 증여받은 주식을 증여일로부터 1년 이내 양도할 시 이월과세가 적용됩니다. 세법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된다고 가정하면, 내년 이후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아 양도하는 경우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관련 계획이 있다면 올해 안에 실행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A. 먼저 증여세는 증여일이 속한 월로부터 3개월이 되는 날까지 신고 및 납부해야 합니다. 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증여가액은 증여일 이후 2개월이 지나야 정해지므로(증여일 기준 전후 2개월 종가평균) 증여가액이 확정된 이후 신고가 가능합니다. 그 이후부터 신고기한 내 신고하시면 됩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의 경우 양도차익이 발생한 다음연도 5월달에 신고합니다. 올해 양도했다면 다음해인 2025년 5월에 연간 발생한 해외주식 양도소득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신고합니다.
이때 꼭 증여세 신고까지 양도를 미룰 필요 없이 증여 후 바로 매도가 가능합니다. 다만 주식을 증여 받아 양도하는 배우자의 취득가액은 증여일 이후 2개월이 돼야 확정되기 때문에 양도시점에 세법상 양도차익을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A. 증여 거래 시 유의하여야 할 점은 증여받은 배우자가 주식을 매도한 다음 그 매도 자금을 다시 증여해준 배우자에게 되돌려주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과세관청에서 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한 거래로 보아 해당 증여 거래 자체를 부인해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증여 거래가 부인될 경우 증여자의 원래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다시 계산해 늘어난 양도소득세를 추징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세금 납부 지연에 따른 가산세까지 추가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김광우 기자 / 호지영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세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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