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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에어로 주가 상승률 190%...불 뿜는 ‘K-방산株’ [투자, 지정학]
K-방산, 폴란드 수출...루마니아도 가시화
SIPRI “글로벌 방산시장 韓 점유율 10위”
글로벌 톱20 한화 등 올실적 급성장 기대
방산주 수익률 1~3위 국내 기업이 싹쓸이
K-방산 ETF, 글로벌주식형 중 수익률 1위

“폴란드인에게 한국은 발전을 상징하며 ‘동양의 호랑이’로 통했다. 이제 한국산 무기가 안보의 상징이 됐다.”(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24일 청와대 영빈관 방한 국빈 만찬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안보 위기가 더 짙어지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빈 방한한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 등에서 비중있게 언급한 분야가 바로 ‘K-방산’이다.

폴란드는 2022년 440억달러(약 61조1292억원) 규모의 기본 계약을 통해 한국산 무기를 수입하기로 했다. 규모는 ▷K-9 자주포 648대 ▷K-2 전차 1000대 ▷FA-50 경공격기 48대에 이르는 ‘메머드급’이었다. 이후 세부 협상을 통해 본 계약 격인 단계별 이행계약을 체결, 한국은 무기체계들을 폴란드에 착착 납품 중이다.

현재 러시아가 2년 넘게 전면 침공 중인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쪽 방파제 역할을 하는 국가 중 한 곳이다. 유럽의 ‘전쟁 억제력’ 강화에 필수적인 주요 자산이 K-방산의 손에 맡겨지고 있는 셈이다.

▶나토 최전선 지키는 韓 방산=한국산(産) 무기 체계에 대한 폴란드의 적극적인 움직임엔 가속도가 붙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군 현대화를 위한 움직임을 지체할 여유가 없어졌다는 게 방산업계의 분석이다.

124억달러(약 17조2273억원)에 해당하는 1차 계약을 통해 한국이 생산한 K-9 자주포 212문, K-2 전차 180대,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로켓 218대가 폴란드에 납품될 예정이다.

이후 K-9 자주포 152문(3조2000억원), 천무 72대(2조2000억원)에 대한 2차 구매 계약도 이뤄졌다. 수출 금융 지원 여력 제한으로 국내 시중은행을 통한 민간 ‘신디케이트론’을 제안한 한국 측과 조달 금리가 더 낮은 당국 간 차원의 금융 계약을 요구한 폴란드 간의 의견차로 난관에 부딪혔다. 하지만, 돌연 폴란드가 유럽계 글로벌 은행과 자금 마련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자체 자금 마련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수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지부진했던 70억달러(약 9조7223억원) 상당의 K-2전차 2차 계약(180대) 협상도 전차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등의 내용을 포함해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작년 말 총선에서 승리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집권 초부터 한국과 방산 계약 재검토를 언급했지만, 긴박한 안보 상황 속에서 국방력 강화 일정표에 영향을 줘선 안된다는 판단이 이 같은 폴란드의 행동으로 연결됐단 분석이 나온다.

K-방산의 유럽 내 입지 확대는 폴란드에서만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와 북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또 다른 나토 회원국 루마니아도 한국산 무기 도입에 매우 적극적이다. 지난 7월 루마니아는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 등을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1조3828억원 규모의 계약을 한국과 맺었다. 이번 계약엔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 탄약 등 ‘자주포 패키지’가 포함된 것도 특징이다.

루마니아는 K-9 자주포 10번째 운용국이다. 전 세계 10곳의 K-9 자주포 운용국 중 6곳(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루마니아)이 나토 회원국이란 점도 눈 여겨 볼 지점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루마니아의 K-2 전차 수주 역시 가시화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글로벌 톱10 K-방산= ‘전쟁 억제력’ 강화가 필요해진 전세계에선 K-방산을 찾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동, 중남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탄약, 함정 중심이던 수출 무기도 자주포, 전차, 전투기, 미사일 등으로 다양해졌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미 국방부의 지역 유지 보수 프레임워크(RSF) 계획에 따라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미 해상수송사령부(MSC)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의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계획에 K-방산은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올해 3월 발표한 ‘2023년도 국제 무기 수출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국제 무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2%로 10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5년간(2014~2018년)과 비교했을 때 수출액은 12%나 늘었다는 게 SIPRI의 설명이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주요 유럽 국가를 제치고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 ‘어닝 서프’ 기대 K-방산株...한화, 글로벌 ‘TOP20’까지=대한민국 방산 사업의 비상을 이끈 주인공은 바로 K-방산 업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K-방산주(株) 가운데 시총 규모로 차례로 꼽은 ‘6대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풍산이다. 각 사별 주요 수출 효자 상품으론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천무 다연장 로켓(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장보고-Ⅲ 잠수함, KDX-Ⅲ 이지스 구축함, MRO(한화오션) ▷K-2 전차(현대로템) ▷FA-50 경공격기(한국항공우주) ▷천궁-Ⅱ 지대공 유도무기(LIG넥스원) ▷155㎜ 곡사포탄 등 군용 탄약(풍산) 등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최근 3개월간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K-방산기업의 2024년 연간 예상 영업이익 전망치에 대한 컨센서스(평균치)를 집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망치는 전년 동기(6911억원) 대비 69.01% 늘어난 1조168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 증가율 1위 기업은 95.05%(2100억→4096억원)인 현대로템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 뒤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풍산(65.79%), LIG넥스원(31.12%), 한국항공우주(18.22%)가 따랐다.

K-방산기업의 뚜렷한 성장세는 글로벌 주요 방산업체와 비교했을 때도 눈에 띄는 수준이다. 미 군사 전문지 디펜스뉴스가 그룹사별 매출액을 기준으로 집계한 ‘2024년 글로벌 방산업체 톱100’ 순위엔 한화그룹(19위), LIG넥스원(58위), 현대자동차그룹(73위)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방산株 수익률 1~3위는 韓 싹쓸이=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K-방산주는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투자처로도 사실상 글로벌 톱 수준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4일 종가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 상승률은 190.39%(12만8793→37만4000원)에 이른다. 현대로템 139.10%(2만6600→6만3600원), LIG넥스원 93.10%(13만500→25만2000원), 풍산 77.55%(3만9200→6만9600원) 등의 수익률도 놀라운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1위 방산업체 미국 록히드마틴(23.70%), 2위 중국 중국항공공업그룹(AVIC, 29.26%), 3위 미국 RTX(46.88%) 등 1~10위 기업의 주가 등락률이 K-방산주 톱4에 미치지 못했다. 사실상 올해 들어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이 글로벌 방산주 수익률 1~3위를 나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ETF도 K-방산이 글로벌 수익률 1위=국내 방산기업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불을 뿜으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 수익률은 올해만 67.23%에 이른다. 상장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로 내려간 적이 없다. 세계 주요국 주식형 ETF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2일엔 신한자산운용에서 ‘SOL K방산’이란 ETF를 신규 상장했다. 수익률은 9.70%로 높다.

국내 방산기업으로만 구성된 ETF가 미 뉴욕증시에 상장된다는 점도 투자자의 관심을 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9일 ‘PLUS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 ETF 상장 신청서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약 두 달간의 심사 과정을 통과한다면 내년 초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첨단 무인 무기체계 등에 역량을 집중 중인 방산주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도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출 유망품목은 중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실전성이 입증된 무인 무기체계로 확장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그는 현존하는 군용 4족보행로봇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비전(Vision) 60’의 제조사 ‘고스트 로보틱스(Ghost Robbotics)’를 올해 7월 인수한 LIG넥스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감시정찰, 지휘통제, 항공전자에 더해 해양시스템과 위성사업까지 아우르고 있는 한화시스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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