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 [사진 넷플릭스]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툭하면 담배·술…이젠 문신까지”
넷플릭스 ‘이두나!’. 주인공 수지가 지나치게 잦은 흡연 연기를 펼쳐 논란이 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현재 방송 드라마나 예능의 경우 직접 흡연 장면은 나갈수 없다. 반면 작품의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OTT 등에선 별다른 제재없이 그대로 노출된다. 청소년들의 흡연까지 부추기고 있다.
OTT와 방송간의 형평성에 맞지 않은 규제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인한 방송의 위기가 여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대박을 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역시 뜨거운 화제성 만큼, 논란도 뒤따랐다.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권성준)의 팔목을 휘감고 있는 문신(타투)은 물론, 요리하는 돌아이(윤남노)가 방송 중간중간 내뱉는 비속어들이 방송에서 가감 없이 노출됐다. 이는 기존 방송에선 송출 조차 불가능했을 장면들이다.
흑백 요리사 [사진, 넷플릭스] |
심미선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31일 ‘유료방송시장 정상화를 위한 공정경쟁 환경 조성 방안’ 세미나에서 “흑백요리사의 흥행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면서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나는 신이다’ ‘흑백요리사’를 두고 ‘OTT라서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흑백요리사는) 출연자의 문신을 여과 없이 방영했다. 비속어나 욕설도 나왔다”며 “기존 방송에선 블러 처리를 해야 하고 가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후 규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이 개편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OTT에 대한 규제가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방송만 지나치게 규제해 방송의 위기를 더욱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심 교수는 “시청자는 방송으로 생각하고 시청하는데 OTT는 방송이 아닌 통신으로 돼 있어, 굉장히 낮은 수준의 규제를 받는다”며 “이러면 규제에 대한 효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31일 열린 방송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미나 [사진, 한국방송학회] |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OTT 성장으로 시장경쟁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비대칭 규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방송 규제 개선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규제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료방송은 존폐의 위기로까지 몰리고 있다. 넷플릭스 등 OTT에 밀려, 매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심미선 교수는 “블록버스터급 예능 콘텐츠의 신규 제작은 넷플릭스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며 “사실상 넷플릭스 독점 형태가 되면서 한국 제작사의 하청업체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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