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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갭투자용 아파트 220채 사들여 100억대 전세사기범 구속
20년 이상된 중저가 아파트 투기 대상
전남경찰청 동부제1별관(순천경찰서 내).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매매가를 웃도는 임차보증금으로 아파트를 매입한 뒤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편취하는 속칭 '무자본·갭투자' 방식으로 120여 채 규모의 전세 사기를 벌인 임대사업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순천)는 4일 사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임대업자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게 아파트 매입용 명의 등을 빌려준 공인중개사 등 공범 8명도 사기 방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간 무자본·갭투자 방식으로 광양시 모 아파트 202채를 매입, 매입가보다 높은 보증금을 받고 전세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A씨는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자 임대차 계약 만료 뒤에도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피해 규모가 지금까지 121채, 합산 100억원에 이른다.

A씨 등은 지역 사정을 잘 아는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통해 집값(매매가)이 임대 보증금보다 저렴하면서도 임대차 수요가 높은 노후(20년)화 된 중저가형 아파트를 구매 후 입주할 임차인을 소개 받았다.

이후 매매가격보다 2000~3000만 원 높은 금액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입주를 꺼리며 의심하는 임차인들에게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전세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고 안심시킨 후 계약을 진행했다.

A씨 일당은 임차인 121명의 임대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임차 보증금 100억원 상당을 반환하지 않고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A씨가 소유한 나머지 아파트의 임대차 계약 기간도 만료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대부분 부동산 임대차 계약 경험이 부족한 청년,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세사기 의심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전모를 밝혀냈다.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 관계자는 "이번 무자본·갭투자 전세 사기 사건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하는 한편, 앞으로도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전세 사기 범죄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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