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었던 삼성전자가 불과 2년만에 매출액 150조원을 넘어서는 신지평을 열었다.영업이익은 더욱 놀랍다. 지난 2004년 11조 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숨고르기를 했던 삼성전자는 2009년 영업이익 10조원를 다시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는 17조원을 돌파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초 ‘150-15 클럽’(매출 150조원, 영업익 15조원 돌파) 가입도 가능하다는 장밋빛 예상이 현실이 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삼성전자가 올해 200-20 클럽 시대를 여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차원이 다른 이익창출력, 초격차 1위전략 통했다=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LCD, TV, 휴대폰 등 4대 주요 업종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강력해진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혁신 제품을 확대시켰고 이것이 안정된 매출 및 이익 창출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는 올 한해만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홀로 책임졌다. 가격이 급락한 4분기에도 2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도적인 기술경쟁력 및 마케팅 강화 등의 효과로 분석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2009년 말에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천수답식 경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수요에 따라 실적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을 타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1년만에 확실히 개선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보통신 분야도 ‘애플 쇼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전망이 불투명했지만 갤럭시S, 갤럭시 탭 등이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으며 하반기에는 다시 조 단위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CD와 디지털미디어도 세계 1위의 기술력 및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든든히 실적 호전에 기여했다. 다만 이번 4분기의 경우 LCD는 패널 가격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디지털미디어의 경우 계절적인 마케팅 비용 증가까지 겹쳐 지난해 하반기는 적자를 기록했다.
▶‘200-20’시대 노린다 =삼성전자의 가파른 실적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올해에도 적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머지 않은 미래에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 부회장이 CES 2011에서 ‘연간 매출 2000억 달러’ 시대를 수년 안에 열겠다고 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일단 올 1분기에는 다시 영업이익 4조원 이상을 회복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및 LCD 패널 가격이 바닥을 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휴대폰 및 TV등의 마케팅 비용도 줄어들 요소가 크다.
반도체 및 LCD 시황이 다시 회복되는 2분기부터는 특히 삼성전자가 또다시 실적 ‘신기록 행진’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잡은 휴대폰과 LED TV, 3D TV, 스마트 TV로 이어지는 트렌드를 주도한 디지털미디어사업군 역시 전망이 밝아 보인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혹은 그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침이 심한 IT산업 내에서도 탁월한 이익 창출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영상 하남현 기자@air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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