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십만명이 넘게 찾는 대표적인 겨울축제인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가 구제역 확산으로 끝내 취소됐다.
11일 화천군 나라축제조직위원회는 화천군청 회의실에서 6차 집행위원회를 열어 오는 15일로 한 차례 연기했던 산천어축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화천군은 당초 구제역이 추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축제 개막일을 지난 8일에서 15일로 1주일 연기하고 축제장에는 구제역 차단을 위한 장비를 대폭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화천 지역 한우에서 2건의 구제역이 추가 발생하는 등 구제역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날 11명의 집행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축제 강행 여부를 두고 2시간 동안 논의를 벌였고 뜻이 모아지지 않자 표결을 통해 축제 취소 8표, 강행 2표, 무효 1표로 취소결정을 내렸다.
무엇보다 이날 국내 유명 S백화점에 1등급 한우를 독점 공급할 정도로 청정 고급육으로 유명한 사내면 삼일리 대성목장에서 한우 16마리가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축제 취소로 무게가 쏠렸다.
아울러 구제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중앙 정부와 강원도의 축제자제 요청도 취소 결정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 정부의 경우 축제가 열릴 경우 구제역 차단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왔으며 강원도는 화천에서 사육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산천어를 하천에 방류할 경우 축제 개최여부와 상관없이 외지인이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하천 방류를 금지하도록 지시했다.
한 집행위원은 “구제역이 추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축제를 연기했는데 추가 발생한만큼 축제를 개최할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에 아쉽지만 접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매년 구제역이 발생한다고 보고 축제방향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내년에 더 충실하게 준비해 축제를 열자”고 전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장시간 논의를 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표결로 취소를 결정했다”면서 “축제가 취소되더라도 이 후유증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의사를 성명서나 사과문 등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 취소로 가뜩이나 천안함 사태에 이어 연평도 도발 등으로 군인들의 외출·외박이 통제돼 타격을 입은 지역 경제는 한층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상인들은 이날 축제 개최를 포기하면 지역경제 파탄이 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지역의 절박한 현실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화천군은 이번 산천어축제 준비에 37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87t의 산천어를 준비했다.
화천군은 지난해 열렸던 산천어축제로 533억원에 이르는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얻었으며 간접효과까지 합칠 경우 1164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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