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알제리 등 아랍권에서 분신자살이 확산되면서 아랍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튀니지 한 노점상의 분신자살을 계기로 촉발된 ‘재스민 혁명’이 재연될까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8일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에서 25세 실업 남성이 분신자살하는 등 전날부터 이틀 간 3명이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앞서 알제리에서도 36세 실업 남성이 몸에 불을 붙이는 등 튀니지 주변 아랍국가들에 분신자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집트의 일부 단체는 25일 이집트에서 전국적인 시위를 벌이자고 선동하고 있다. 이집트 반체제 인사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집트인들이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며 “경제ㆍ사회적으로 철저한 개선이 없으면 이집트에서도 튀니지식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따라 일부 아랍국가들은 시위를 막기 위해 치안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국민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 마련에 분주하다. 아랍 국가들은 이번주 홍해의 한 리조트에서 열리는 경제정상회의에서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전문가들은 각국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혁명이 다른 아랍국가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은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집트는 튀니지처럼 교육을 받은 중산층이 적고 튀니지보다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있다. 게다가 대통령 일가와 군부 등 소수가 권력을 독점했던 튀니지와 달리 이집트에서는 부패로 이득을 얻고 있어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기득권층이 광범위하다. 알제리에서는 좌절하고 분노한 젊은 시위대에 상인 노조 및 중산층 등이 동조하지 않고 있다. 북아프리카 문제 전문가인 휴 로버츠는 “분노의 목소리는 높지만 응집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튀니지에서는 새로 구성된 과도 정부에 과거 정권 인물들이 대거 유임되면서 시위대의 반발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4명의 야당 출신 장관들은 새 내각을 신뢰할 수 없다며 사퇴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 중 3명은 튀니지 총노동연맹(UGTT) 노조 출신으로 UGTT는 헌법 개정, 집권당(RCD) 해체 등을 요구하며 지속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