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에 이어 LED, OLED 등 신사업 분야로 외연을 넓힌 주성엔지니어링도 제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 황 회장이 경영에 매진하려 했던 이유다. 하지만 협회장 연임을 원하는 벤처기업계의 간곡한 바람에 끝내 이 뜻을 굽히고 협회장직을 수락했다.
새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사재 20억원까지 선뜻 내놓았다. CEO, 벤처기업협회장, 재단 이사장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셈이다. 가혹하리 만큼 어깨가 무겁지만, 벤처기업 1세대이자 ‘맏형’으로서 황 회장은 묵묵히 말보다 행동으로 벤처정신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10일 동국대에서 열린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출범식에 참석한 황 회장은 “여러 직책을 맡다 보니 정신없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이날 역시 황 회장은 출범식을 마치자 마자 벤처협회가 진행하는 ‘벤처7일장터’ 행사장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하루빨리 경영에 집중해야 할텐데, 맡고 있는 일이 많아서 걱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황 회장이 이끌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사업 영역에 도전한다. 황 회장은 “LED용 장비, OLED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는 이 두 가지 신사업 분야에 회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야심차게 출범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재단은 황 회장이 20억원을 출연하고 정부에서 50억원,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 10억원 등 총 80억원을 출연, 설립됐다.
황 회장이 기업가정신에 심혈을 기울이는 까닭은, 산업계의 미래를 책임지는 건 경영인이 아닌 기업가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경영인이 ‘개선’을 한다면, 기업가는 ‘창조’를 한다”고 요약했다. 즉, “기업가는 아이템을 발굴해 기업을 창조하게 되며, 경영인은 창조된 기업을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키고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한국 사회에서 경영인이 높은 대우를 받고 있지만 한 단계 경제가 성장하려면 창조적인 기업가가 절실하다는 게 기업가정신재단의 설립 취지이자 황 회장의 목표다. 그는 “위험을 두려워하는 경영인은 창조를 할 수 없다. 새로운 사업을 창조할 수 있는 기업가가 다수 배출돼야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정신이 벤처기업을 넘어 사회 전체로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도 내비쳤다. 그는 “경영인이 아닌 기업가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벤처기업이 먼저 나서게 됐지만 대기업도 곧 기업가정신 육성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리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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