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요오드 방출량 추정
美스리마일섬보다 등급높아
1호기 압력상승 일단 제동
3호기 물 배출작업 시작
도쿄서도 ‘방사능 채소’
일본産 식품 불안감 확산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는 6단계의 대형 사고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원자력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누출된 요오드 양을 추정한 결과, 방출량이 시간당 3만~11만테라베크렐에 달했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요오드 방출량인 180만테라베크렐보다는 낮지만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사고(레벨5)보다는 등급이 높은 큰 사고다.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지난 18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5단계로 평가했지만 조만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원전사태 수습작업은 사고 발생 2주일째 일진일퇴(一進一退)를 거듭하고 있다.
한때 온도와 압력이 급상승해 긴장감이 고조됐던 1호기는 밤새 상황이 안정된 상태다. ‘핵연료 용융(노심용융)’이 의심되는 1호기의 격납용기 압력은 23일 0.400㎫(설계압력 0.528㎫)까지 치솟았으나 25일 오전 1시 현재 압력이 0.395㎫ 미만으로 유지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현재 3호기에서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물 배출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방법은 증기배출 방식보다 방사성 물질의 양이 약 100분의 1 정도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4일 오전 3호기에 이어 1호기의 중앙제어실에도 조명이 들어와 향후 복구작업에 파란불이 켜졌다.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레미콘 압송기를 이용해 4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수조에 냉각수를 주입했다. 한때 원자로 내 온도가 급상승하는 등 불안한 상태를 보이던 5호기의 경우 고장난 펌프 교체작업이 완료돼 25일 현재 냉각펌프 가동이 재개된 상태다.
그러나 외부전원에 의한 3호기 냉각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담수 주입’ 시운전은 작업원 3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면서 중단됐다. 24일 낮 12시10분께 3호기 터빈실 지하 1층에서 전선을 깔던 작업원 3명이 방사선에 노출돼 이 중 2명이 후쿠시마 의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한 사람은 발목을 덮는 장화를 신고 있어서 사고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5㎠ 깊이의 물웅덩이에 40분에서 최대 90분간 노출됐으며 피폭량은 170~180m㏜(밀리시버트)다. 일본의 원전 작업원의 방사선 노출 한도는 긴급 시에 한해 100m㏜로 규정돼 있었지만 이번 사태를 맞아 임시로 250m㏜로 높여 놓았다. 작업원들의 피부에 닿았던 물웅덩이 표면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400m㏜였고 지하의 대기 중에는 200m㏜였다.
한편 도쿄도 당국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도쿄에서 재배하는 고마쓰나(소송채)에서 기준치의 1.8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40㎞ 떨어진 도쿄에서도 방사능 오염 채소가 발견됨에 따라 일본 산(産) 식품에 대한 불안감도 확대될 조짐이다.
유럽연합(EU)은 이날 후쿠시마를 비롯한 일본 12개 현에서 생산된 식료품과 사료에 대해 일본 당국의 방사성 오염 검사 검증서를 첨부해야만 수입을 허가하기로 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도 이날 후쿠시마와 인근 4개 현에서 생산된 식품의 수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