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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 폭격, 측근 분열...궁지에 몰린 카다피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날이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 27일 다국적군은 수도 트리폴리와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 등 카다피의 거점 지역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카다피는 우군인 아프리카연합(AU) 등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지만 반응은 미지근하고, 카다피 측근들의 이탈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브레가, 라스라누프 등 동부 지역의 석유 수출항을 탈환한 반군은 앞으로 일주일 내 석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다피 정권 내부 균열=이날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TV방송에 출연해 카다피의 측근들이 그를 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힐러리 장관은 CBS방송에서 “수많은 리비아 외교관과 군지휘관들이 카다피 진영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도 같은 방송에서 “카다피군 일부가 돌아섰고 카다피의 가족들도 갈라져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다피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외교적ㆍ군사적 지원 요청을 보내고 있지만 소득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고위 관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와 측근들이 전화를 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다피는 유럽연합(EU)같은 아프리카 국가 연합을 추진해왔으며, AU 재정의 15% 가량을 부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AU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카다피와 가까운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과 남아공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서방의 리비아 공습에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지만, 양국 정부는 유엔 결의에 따라 리비아 자산을 동결했다. 이웃나라 수단은 서방의 공습에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반군, 일주일내 석유 수출 재개=한편 이날 다국적군이 처음으로 시르테를 공격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시르테에서는 어둠이 진 다음에도 폭격이 이어졌으며 최소 9번의 큰 폭발음이 들렸다. 트리폴리에서도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으며 방공포가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반군은 다국적군의 공습에 힘입어 아즈다비야 등 동부의 주요 도시를 탈환했으며 서부 진격을 계획 중이다. 특히 주요 석유 수출항을 다시 장악한 이들은 동부 지역 유전에서 하루 10만~13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앞으로 1주일 이내에 석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군 진영의 경제ㆍ재무ㆍ석유 분야를 담당한 알리 타로니는 이날 벵가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쉽게 원유 생산량을 30만 배럴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타르가 원유 판매를 맡아 줄 것이라며 카타르와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아랍국가 중에서는 카타르와 UAE가 대(對) 리비아 군사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리비아의 석유수출량은 하루 평균 170만 배럴 규모였으나 반정부 시위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한편 이날 게이츠 장관은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이 수개월 동안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이츠 장관은 ABC방송에서 “일부 나토 관리들이 리비아 군사작전이 3개월 정도 걸린다는 견해를 제시했지만 펜타곤은 그보다 훨씬 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비아 체제 변화와 관련 게이츠 장관은 “체제 변화는 군사적 임무에 절대로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고위 관리도 기자들과 만나 “연합군은 리비아 반군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국적군의 임무는 리비아 국민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간단하다”고 강조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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