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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사건 난 순천경찰서 '치안성과 1위' 속창아리 없다
여학생 피습 트라우마 겪는 시민들 "자랑도 유분수" 혀를 쯧쯧
순천 여학생 피습 현장 근처인 연향동 대로변에 '순천경찰서 치안성과 1위'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한 달 전 순천 도심 대로변에서 10대 여학생(18)이 피습돼 숨진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관할 순천경찰서가 '치안성과 전국 1위'라는 현수막을 내걸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살인범(신상공개 박대성·30)에 의해 무고한 시민이 생명을 잃었음에도 피습 현장에서 200m 떨어진 대로변에 자축 현수막을 내건 행위 자체가 공감대가 떨어지는 행위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시민들은 박대성이 여성 살인사건 이후 경찰관 57명을 투입해 반경 1.5km를 뒤졌음에도 그가 2차 살인 대상자 물색차 흉기를 소지한 채 술집과 노래방을 들르는 2시간 여 동안 용의자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경찰이 박대성을 체포한 것도 그가 주차된 차량을 발로 걷어차면서 차주와 시비가 붙었고 신고를 받고 현장(금당지구)에 출동해서야 박대성의 목과 뒷덜미 문신을 확인하고 체포했다는 점에서 초동 대응 부실 여론이 일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광주지검 순천지청)이 보강 수사를 벌여 박대성의 죄목을 '살인죄'에서 추가 살해 대상을 물색했다는 점을 확인하고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할 정도였다.

또한 박대성이 여학생을 살해하기 20분 전 쯤에 고향 가족으로부터 자살 의심 신고를 받고 관할 지구대가 출동해 면담했지만 이상징후가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없이 복귀한 뒤 살인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게다가 피해자 사건 당일 신상이 담긴 '대외비' 사건 발생 보고서를 순천경찰서에서 근무했던 모 경찰관이 휴대폰으로 촬영해 외부로 유출, 공무상비밀누설죄로 나중에 입건되는 등 기강 해이 문제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순천경찰서는 살인사건에 따른 시민의 트라우마가 아물기도 전에 '치안성과 전국 1위'라는 펼침막을 사건 현장과 200m 떨어진 대로변은 물론 도심 곳곳에 10여 장을 붙였다가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급히 철거했다.

순천서 측은 전국 259개 경찰서를 대상으로 한 치안성과 평가가 박대성 사건(9월 26일 0시 42분) 이전인 8월에 이미 결정났던 사안으로, '경찰의 날'(10.21)에 공식적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을 자축하는 성격이라고 했지만 시기의 적절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시민 허모(57) 씨는 "살인사건이 났는데 치안 1위라는 현수막을 보고 어떻게 1등으로 평가됐는지 의아했다"고 비판했다. TV에 출연한 한 정치시사평론가도 "순천경찰서가 눈치가 없다"며 처신을 문제 삼았다.

치안 성과 평가계획서를 보면 ‘평가 후부터 경찰의 날 수상 시까지 경찰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시키는 의무 위반과 사고·사건 등이 발생한 관서나 개인은 제외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순천서의 경우는 적용받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치안성과평가는 여학생 사건 이전인 8월에 평가가 끝나 순천경찰서가 1위로 결정된 것으로,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잘못이나 문제가 나오지 않아 그대로 추진 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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